네슬레와 블루보틀이 만나면 어떤 브랜드가 나올까?

글로벌 식품 브랜드 네슬레와 블루보틀이 만나면 어떤 브랜드가 나올까요? 


얼마 전 9월에 네슬레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강자 블루보틀의 지분 과반수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블루보틀이 기존에 '커피계의 애플'을 표방하며 독보적인 high-end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기 때문에 대중적인 공룡 브랜드 네슬레와 지분을 나눈다는 뉴스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죠. 블루보틀 팬들은 블루보틀이 창업 때부터 다져온 core value를 잃는 것이 아닐지 우려하기도 했고요. 



저는 아직 블루보틀 팬은 아니고 중립적인 입장이고, 처음 이 기사를 접했을 때 양쪽 모두 나쁘지 않은 조합이라고 생각했어요. (암요, 무려 4800억원짜리 딜인데, 안 좋음 곤란하죠)


네슬레가 블루보틀 인수했으니 이제 한국에도 들어오려나요



네슬레는 이미 '네스카페'에서 시작한 다양한 커피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커피나 브랜드를 잘 모르는 사람도(바로 저!) 알만한 네스카페,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세 개 브랜드만 비교해도 이해할 수 있어요. 


네스카페는 우리가 다 아는 그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이고,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는 캡슐커피 브랜드이죠. 우리(고객) 머리 속에는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는 일반 가루 커피보다 맛있다는 인식이 자리잡혀 있고, 자연스럽게 캡슐커피 브랜드는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네스카페 < 캡슐커피 


다음은 같은 캡슐커피인 돌체구스토와 네스프레소를 비교해 볼까요 ?


   


두 개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어디서 봤는지 떠올려보면 차이를 알 수 있어요. 돌체구스토는 마트에서 팔고 네스프레소는 백화점에서 팔고 있어요. 네스프레소가 기계나 캐슐 모두 더 비싸고 프리미엄 라인인거죠. 돌체구스토는 브랜드로 캡슐커피 입문용 브랜드로 좀 더 대중적인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고요. 


네스카페 < 돌체구스토 < 네스프레소 


저는 처음에 돌체구스토가 네스프레소와 같은 브랜드인줄 몰랐어요. 이제 자세히 보니 '돌체구스토' 위에 '네스카페'라고 적혀 있는 게 보이네요. 이렇게 나열해놓고 보면 네슬레도 훌륭한 브랜드 hierarchy와 상품, 채널 전략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여기에 블루보틀이 한 식구가 된다면 어떤 브랜드와 상품이 나올까요? 


네스카페(인스턴트) < 돌체구스토(캡슐) < 네스프레소(캡슐) < 블루보틀(콜드브루, 캡슐, 카페, 패션...)


이미 블루보틀이 자체적으로 콜드브루를 캔에 담아 판매하고 있으니 이걸 대량 양산해서 블루보틀 매장 외 채널에서 판매할 수도 있을 거고요. 


스페셜티 드립커피를 캡슐에 넣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리미엄' 라인이라면 네스프레소와 블루보틀 콜라보 버전 캡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맛이나 퀄리티에 대해서는 왈가불가 많겠지만 확실히 이슈화는 될 듯.


그리고 '블루보틀' 패션/라이프스타일 잡화. 지난 번 도쿄 여행 때 블루보틀 매장에 갔더니 머그, 원두, 커피용품 뿐 아니라 에코백, 타올 (손수건?) 등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고객에게는 블루보틀이 단순히 커피, 카페 브랜드가 아니라 '스페셜티', '스마트', '장인정신', '엣지있는' 느낌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인지되고 있는 것 같아요. 


네슬레가 이런 브랜드 가치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블루보틀 아이템을 가전, 식기, 조리기구 등 다양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블루보틀 카페 뿐 아니라 네스프레소 매장, 패션몰이나 라이프스타일 셀렉샵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많은 꽤 많은 블루보틀 팬들이 이번 인수합병을 두고 네슬레를 '악마의 기업'이라느니 창업자가 돈에 눈이 멀었다는 등 비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좀 더 생각해보면 네슬레와 블루보틀이 각자 갖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asset을 활용하면 재미있는 브랜드와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암요, 무려 4800억원짜리 딜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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