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북리더 크레마, 페이퍼를 사지 못한 이유 -300ppi 고화소 리더기를 왜 단종시켰나요...


요즘 이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북 리더 하나 쯤은 갖춰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휴에 마음 먹고 하나 장만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리서치도 하고 실제로 매장에 가서 테스트를 해봤는데.... 결론적으로는 실패 ... 


정확히 말하자면 사지 않은 것이지만 굳이 '사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갖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차마 10만원 가까운 돈 내면서 구입할만한 정도의 퀄리티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만약 마음 먹은대로 구입했다면 지금쯤 포장 뜯어보고 요리조리 눌러보고 아주 아주 늦은 혼자만의 리뷰를 쓰고 있었겠지요? 안타깝게도 제품 리뷰를 쓰지는 못했지만 내가 실망한 이유나 정리해볼까 합니다. 


크레마 시리즈 vs 리디북스 페이퍼 시리즈

아직 이북 리더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고 있던 처음에는 서점은 역시 교x문고, 온라인 서점도 교x문고, 그러면 이북 단말기도 당연히 sam이겠구나...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예상과 다르더라고요. 강남 교보문고에 찾아가서 이북 리더기 볼 수 있냐고 물어보니 단종되어 판매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오잉??


그래서 찾아보니 지금 시중에는 예스24 등 서점, 출판사 연합에서 '열린서재'를 지원하는 '크레마 시리즈'와 전자책 전문 서비스 리디북스의 '페이퍼 시리즈'가 판매되고 있고 블로그, 유튜브 리뷰도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물론 아마존 킨들도 잠시 고려해봤지만 국내 서적은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깔끔하게 패스했어요~)


'내가 굳이 이북 리더를 사용하는 이유', '크레마 카르타 vs 페이퍼 vs 킨들' 류의 리뷰들을 찾아보면서 그야말로 대흥분! 이때까지만해도 내 머리에 살포시 손을 올려놓은 정도였던 지름신이 리뷰를 보니 이건 꼭 사야해! 택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매장에 당장 가서 사야해! 라고 저의 팔랑귀를 팔랑팔랑~ 들었다 놨다 흔들어놨답니다. 


저기... 님... 페이퍼 단종됐거든요??

리뷰를 볼 때까지만 해도 크레마 카르탸냐 페이퍼냐 굉장히 고민스러웠어요. 둘 다 300ppi 해상도로 현재 나와있는 제품 중 가장 종이책 뷰에 가깝다는 것까지는 비슷한데 리디북스 페이퍼가 책 읽으면서 화면 밝기 조정도 되고 스크린이 아니라 단말 양 옆에 버튼을 딸깍딸깍 누르며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아날로그인의 마음을 설래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하길래 마음이 좀 더 기울었죠. 게다가 가격도 1-2만원 정도 저렴하고.... 리디북스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서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찾아보다가.... 두둥! 페이퍼는 이미 단종되어서 판매종료라고 하네요... 하기사 15년에 출시했을 때도 리디북스 측에서 독자 구매욕구를 과소평가해서 오픈하자마자 품절되는 사태가 있었다고 하는데... 일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재고가 남아있지 않는 것도 알만하군...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애초에 디바이스로 돈 벌려는 생각이 없었던 듯) 


그래도 같이 출시된 페이퍼 라이트는 남아있더라고요. 하지만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212ppi 화소... 리뷰를 보니 300ppi는 그래도 잔상이나 넘길 때 깨져 보이는 효과가 덜 해서 사용할 만한데 212ppi는 역시 눈에 거슬린다, 300ppi 보던 사람이 212ppi 보면 깜짝 놀랄 정도다...라는 평이 있길래 바로 주문하기를 누르기 망설여지더라고요. 


(참고로 이 글을 쓴 이후에 카르타 플러스가 나왔지만 이거도 비추...)

2017/10/13 - [전자책 : 개인출판] -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를 비추하는 이유


크레마 카르타... 너마저... 

그래서 그 다음 눈이 간 것이 크레마 카르타. 그런데... 이런.... OTL.... 예스24 사이트에 가서 크레마 구매, 매장에서 바로 픽업을 선택해서 룰루랄라 찾으러 가려 했던 계획은 홈페이지 가자마자 산산조각나고 말았어요. 크레마 카르타고 올해 2월부터 단종이라뇨..... 작년 10월에 후속작인 크레마 사운드가 출시되면서 구 버전이 되어버려서 판매를 종료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크레마 사운드 이게 또 심란하게 만듭니다. 구 카르타가 검정, 사운드가 흰색으로 더 마음에 들고(개취) 페이퍼처럼 양쪽에 페이지넘긴 버튼도 있고 오디오북도 지원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름이 사운드겠죠?) 게다가 가격도 카르타는 15만 9천원이었는데 사운드는 10만8천원으로 더 저렴하고... 음... 근데 왜 후속이고 업그레이드 된 거 같은데 5만원이나 저렴할까나...? 바로 사운드도 페이퍼 라이트처럼 212ppi 화소로 나왔거든요... 아아...


내가 원하는 건 212 아니고 300ppi인데... 

그래도 212ppi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직접 매장에 가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보이는 텍스트 깨짐 또는 흩뿌려짐 현상이 영 신경이 쓰여서 10만원 주고 기기를 살 마음이 확 사그라들더라고요. 정말 책 읽기를 좋아하고 하루 1-2시간은 읽는 분들은 이런 사소한 담점에도 불구하고 휴대성이나 책을 거의 무한대 소장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합니다. 저도 하루 1-2시간 읽고(마음으론) 책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꾸준히 읽는 편인데 그래도 테스트 몇 번 해봤을 땐 아직 익숙해지기 어렵더라고요. 


만약 리디북스 페이퍼 300ppi짜리가 남아 있었다면 페이퍼는 넘김 속도가 빨라서 전환 화면이 덜 거슬릴 수 있으니 사고 싶은 마음과 희망이 남아 있었을텐데 이미 단종 된지 꽤 된 것 같으니 어쩔 수 없네요. 이렇게 아쉽게 황금연휴 짧고 굵은 이북 리더 지름 여정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아쉬운 마음 달래며 그냥 서점에서 맘에 드는 종이책 몇 권 사왔네요. 카르타나 페이퍼나 최신 기종이 나온 지 좀 되었는데 (페이퍼는 15년 10월, 크레마 사운드는 16년 10월) 좀 더 화질이 좋은 기기다 어서 다시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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